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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북리뷰]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목차

1984년 판에 부친 서문
옮긴이 서문
추천의 글
1부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


강제수용소에 있었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카포, 우리 안의 또 다른 지배자
치열한 생존경쟁의 각축장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믿음을 상실하면 삶을 향한 의지도 상실한다
도살장 아우슈비츠에 수용되다
집행유예 망상
삶과 죽음의 갈림길
무너진 환상 그리고 충격
냉담한 궁금증
인간은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다
절망이 오히려 자살을 보류하게 만든다
죽음에의 선발을 두려워하 지 말라
혐오감 | 무감각 | 주검과 수프
죽음보다 더한 모멸감
무감각한 죄수도 분노할 때가 있다
한 카포에게서 받았던 작은 혜택들
수감자들이 가장 흔하게 꾸는 꿈
먹는 것에 대한 원초적 욕구
메마른 정서 | 수용소 안에서의 정치와 종교
인간에 대한 구원은 사랑 안에서, 그리고 사랑을 통해 실현된다
나를 그대 가슴에 새겨주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니!
강제수용소 안에서의 예술
강제수용소에서의 유머
사소한 것에서 느끼는 상대적인 행복
상대적 행복을 느꼈던 환자 생활 | 생존을 위해 군중 속으로 | 나 혼자만의 공간 | 번호로만 취급되는 사람들 | 운명의 장난 | 테헤란에서의 죽음 | 운명을 가르는 결정 | 수용소에서의 마지막 날 | 엇갈린 운명 | 무감각의 원인 | 인간의 정신적 자유 | 시련의 의미 | 끝을 알 수 없는 일시적 삶 |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삶의 의지를 불러 일으킨다 | 미래에 대한 믿음의 상실은 죽음을 부른다 | 살아야 할 이유 | 완수해야 할 시련이 그 얼마인고! | 자살 방지를 위한 노력 | 집단 정신 치료의 경험 | 수용소의 여러 가지 인간군상 | 해방의 체험 | 해방 이후 나타난 현상들 | 비통과 환멸

제2부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
실존적 좌절
정신인성 신경질환
정신의 역동성
실존적 공허
삶의 의미
존재의 본질
사랑의 의미
시련의 의미
임상에 따른 문제들
로고드라마
초의미
삶의 일회성
기법으로서의 로고테라피 | 집단적 신경증 | 범결정론에 대한 비판 | 정신의학도의 신조 | 인간의 얼굴을 한 정신의학

제3부 비극 속에서의 낙관


비극 속에서의 낙관
저자에 대하여
로고테라피에 관한 참고문헌

 

 

 

 

꽤 오래전 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지만 계속해서 미뤄오다가 드디어 구입했다. 

한주를 마무리 하는 금요일 저녁, 요즘은 해가 길어져서인지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대낮처럼 환했다. 소파에 누워 책을 펴 읽기 시작하다가 충격에 한동안 멍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나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수용소의 생활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자로 접하게 되니 감각이 더 생생했다. 보통 나는 한꺼번에 여러 책을 조금씩 읽는 편인데. 오늘은 이 책을 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서문에서부터 들었다. 그 뒤로 쭉 계속 읽어내려갔다. 

 

 

 

작가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의사이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후에는 활발한 상담 및 연구활동을 하시다 타계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유투브에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이 더러 있는데 다 오래된 영상들이라 그런지 화질이 좋지 못해 보기가 쉽지 않았지만. 한국어 자막은 기대할 수 없어 오래 볼 수는 없었지만. 

그 어렵고 힘든 상황을 이겨낸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한참을 봤다. 어떻게 그 혼란에서 빠져나오고 세상을 용서하고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는지..

 

책에서 심리학자로서 각 단계별로 수감자들의 심리와 해방 후의 심리를 밀도있게 진단하고 서술한다. 단호하고 까랑하신 목소리. 그냥 대단한 사람처럼 보였고. 듣기 좋았다. 

 

 

 

수용소의 참혹한 현실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생과 사의 선택이, 그 극명한 미래가 코앞에 와있는 순간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건... 

가스실이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수감자들은 쉽게 자살을 택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죽음이 너무 쉽게 와 있기 때문에. 수용소 안에서의 생활. 그 안에서 같은 유대인이지만 나치 독일의 편에 서서 동족을 잔인하게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친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사람도 있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누구나 두가지 중 하나의 자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성자가 되거나 돼지가 되거나... 

 

 

 

나의 하루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요구하지는 않기에 내가 어찌 반응할지 알 수 없지만 무언가 이 말은 정말 맞는 것 같았다. 선미야, 너는 선을 택하렴. 작은 선들을 매일 속에 택할 수 있기를. 나를 위한 기도를 하고 싶어졌다. 

 

작가는 사랑하는 아내를 그리며 정말로 그녀가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죽음의 무게와도 같은 노동 중에 그는 아내와 마음에서 실제처럼 대화할 뿐만 아니라 신비롭게도 그녀가 머물다 간 것 같은 장면을 묘사한다. 그가 흙무더기를 파고 있을때 쉼없이 아내와 대화하며 그녀를 너무나 사랑하여 그의 영혼이 만족하고 있을 그때 그녀가 다가오는 것 같은 환상, 그리고 실제로 파랑새 한마리가 날아와 그가 파놓은 흙더미에 잠시 앉았다가 그를 가만히 바라본 것. 

 

사랑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아내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비극이 실제로 일어난 지난 역사. 죽어간 사람들과 살아남아 계속해서 삶을 이어간 사람들. 초인적인 의지와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저자는 심리학자이기에 더 쉬웠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우리나라 생각도 나고 또 아직 전쟁이 계속 되고 있는 나라들 생각. 나는 깊이 생각하는 편이 아닌데... 그게 잘 안 되는 사람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 다 정리되지 않은 깊은 웅덩이가 생긴 것 같았다.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죽음을 앞두고도 그것을 이겨낸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이제 곧 죽을 운명인 여자 수감수와 나눈 이야기는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곧 죽을 사람 답지 않게 쾌활한 그녀에게 그가 대화를 시도했고, 그 여자는 자기는 너무 외롭고 힘들었지만  나무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고. 박사는 여자가 미쳐 버린게 아닐까 염려스런 마음으로  나무가 여자에게 무슨 대답을 하던가 묻자, 여자가 다시 너무나 쾌활하게 대답했다.

 

나는 생명이야, 영원한 생명이야. 

 

 

 

수감자들은 언제 죽을지 알수 없었지만 매시간 시간 무엇을 먹울 수 있을지 어떻게 먹을 수 있을지 오물더미에 누워 있어야 했지만 걸을 힘이 없을 때에도 노동을 해야 했지만 지는 해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고 한다. 

 

세상이 너무나 아름다워... 

 

프랭클 박사는 처음 아우슈비츠에 들어갈 때 뺴앗긴 그의 원고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수용소에서 작은 종이에 틈틈히 메모를 하며 그것이 자신이 살아남게 된 의지가 아니였을까 추측한다. 그는 어디로 가는지 알수 없는 기차와 수용소 둘 중 어디에 몸을 둘지를 선택해야 할 때 둘다 죽음일지 생일지 알수 없을 그때에 운명에 자신을 맡긴다며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을 거라 기대되는 선택을 뒤로하고 남아 있는 친구들과 함께 수용소에 남아 있기를 택했고. 기차는 가스실로 간다. 

 

그렇게 살아남아 자유의 몸이 되어 자유가 몸으로 느껴질 때쯤 나직이 기도했다. 

 

그 무수한 절망 속 기도의 시간들에 대해 이렇게 자유로 응답하셨다고... 

 

 

 

 

후에 그는 로고테라피라고 하는 심리치료법을 창시해 기존 정신분석학의 오류를 바로 잡고 한계를 넓히며 많은 사람들을 불행에서 구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을 격려한다. 존재 자체가 의미가 있는 거라고. 오늘의 악인도 내일 어떤 선택에 의해 어떤 다른 존재로 변할지 모른다고.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선택하고 책임지므로 인간으로서 존재하게 된다고 말한다. 

 

수감소에서 악랄하게 유대인들을 괴롭혔던 한 나치가 후에 먼 타국으로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의 소식을 오래도록 들을 수 없다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어느날, 그를 감옥에서 만난 한 남자로 부터 그가 마치 성자처럼 수감소의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에 깊이 헌신된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비온 뒤 개인 저녁, 우리 동네. 이쁘네

 

 

우리 아이들도, 나도

가능성이라는 이름으로 보니

존재만으로 푸릇한 새싹들을 보니

우리 다 그렇겠지 생각이 들어

마음이 또 새롭다.

부쩍 더워진 5월의 초, 어느날 

아침에 보았던 맑은 하늘, 

지금 창밖 유리창에 붙어 쉼없이 기고 나는

빨간 무당벌레. 

잔잔한 찬양이 흐르는 밤.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북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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